Family

글/사진 | 이수경 - 테일하이 엠베서더

촉촉한 코 끝이 시려지는 가을날, 우리 셋은 언제나처럼 등짐을 메고 백패킹을 떠났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지난봄 우리의 가족이 된 태백이가 여행 메이트로 합류했다는 것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가평 소재에 한 잣나무 숲. 녹색 빛이 우거진 임도 길은 특별한 아름다움은 없었지만, 우리 넷이 각자의 걸음으로 길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걷다가 간식도 나눠먹고 물도 마시고 그렇게 한 시간을 걸어 도착한 오늘의 박지는 잣나무 잎이 폭신하게 깔린 바닥과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곳이었다. 거기다 오늘 이곳을 사용하는 이가 우리 밖에 없다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겠다.


널찍한 숲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 내달리는 연두를 보니 웃음이 나온다. 

태백이도 그런 누나를 따라 제법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텐트를 치고 의자에 앉아 쉬고 있으니 한 마리 두 마리 내 곁으로 모여든다. 장군이는 내 오른쪽으로 돌아와 엉덩이를 최대한 붙여 앉고, 태백이는 폴짝 뛰어올라 내 무릎으로, 연두는 새까매진 몰골로 나타나 한 걸음 떨어진 곳에 나를 마주 보고 앉는다.

깊은 숲 사이로 들어오는 빛 줄기가 점점 희미해지다 어느새 깜깜해지고. 작은 텐트 안으로 넷이 옹기종기 부대껴 누워 어둠과 추위로부터 서로를 보호한다.


황금빛 털을 가진 커다란 개 한 마리, 작고 소심한 하얀 개 한 마리, 그리고 둘의 털색을 반반씩 가진 작은 고양이 한 마리까지. 우리는 각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제법 잘 어울리는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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